두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 만에 100명을 넘어섰다. 대구 한사랑요양병원 전수조사 도중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견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수도권의 집단감염 ‘뇌관’으로 떠오른 서울 구로콜센터, 성남 분당제생병원·은혜의강교회도 한몫을 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전을 대비해 생활방역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0시보다 152명 늘어나 누적 확진자수는 8565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수가 세 자리수로 돌아온 건 지난 14일(76명) 이후 5일 만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브리핑에서 “대구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전일 오전 0시 대비 97명이 늘었다”며 “한사랑요양병원 확진환자 57명 등 사회복지생활시설, 요양병원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진된 환자들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지난 13일부터 요양병원 종사자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상자 3만3628명 가운데 2만448명이 진단검사를 마쳤다. 진행률은 약 60%다.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 다른 요양병원 5곳에서도 7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수성구 김신요양병원·달성군 대실요양병원에서 각각 2명, 중구 대한요양병원·북구 배성병원·동구 이시아요양병원 각 1명 등이다. 일반 의료기관인 파티마병원과 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도 각각 2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수도권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줄을 이었다. 서울 구로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전일 대비 4명 늘어나 누적 확진자수는 139명으로 집계됐다. 성남 분당제생병원 관련 신규 확진자는 4명 더 발생해 현재까지 35명의 환자가 나왔다. 성남 은혜의강교회 관련 확진자도 9명이 추가돼 확진자는 64명으로 늘어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의료기관, 교회, 콜센터를 중심으로 유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예방관리 강화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해 생활방역 실천을 강조한다. 백재중 녹색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염병 전담팀을 구성해 방역 당국과 연결을 취하는 핫라인 체계를 만들고, 유증상자에 대한 빠른 격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 교수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더 나아가 집안에서도 최대한 거리를 두는 등 더 세밀한 ‘개인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강제 조치보다는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의 생활방역 지침을 연구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집단시설 강제 폐쇄 등 극단적 조치는 오히려 사후에 소송으로 발전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는 생활방역 지침을 만들 때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꾸준히 지킬 수 있는 항목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