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도 안 되는 부패한 권력이 날 막아” 한선교 사퇴의 변

입력 2020-03-19 17:45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선교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대표가 19일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내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정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내 생각이 막혀버리고 말았다”고 말하며 전격 사퇴했다. ‘가소로운 자들’은 통합당 지도부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갈등을 빚었다.

한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 수정 명단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를 발표했다. 한 대표는 통합당 지도부를 향해 “한 줌도 안 되는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내가)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가소로운 자들’이 황 대표를 지칭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 대표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다른 이름을 들지는 않았다.

지난 16일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마련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후순위로 밀려 통합당이 거세게 반발하자 19일 공관위는 일부 순위를 조정한 명단을 내놨으나 선거인단 투표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수정 명단도 통합당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어서 부결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어젯밤에도 첫 번째 명단을 보고 또 봤다. 참 잘한 공천이라고 생각했다. 열 번 넘게 봤다. 괜찮은 공천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명단에 대해) 통합당에서 불만을 표출했고, 그러한 불만은 내게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한 대표는 또 “지금도 어떤 세력들은 자기들의 정치적 이유로 (당선권 명단에) 끼워 넣고 싶은 인사들이 있다”며 “그 가소로운 자들이, 그것도 권력이라고 자기 측근을 갖다 박으려는 모습들에 저는 물러서기 싫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