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수장이 자국에 전염병 오명을 씌우려는 것은 세계 위생 안전에 대한 공헌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미국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매체는 중국이 공중보건과 경제 위기 대응에서 미국보다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휘 아래 중국 인민이 노력한 끝에 우리는 이미 승리의 서광을 봤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의 전염병 퇴치에 오명을 씌우려는 일부 국가의 시도는 중국 인민이 인류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치른 엄청난 희생을 무시하고 중국이 세계 공중위생에 끼진 중대한 공헌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한 것을 겨냥해 “어떤 국가라도 바이러스에 꼬리표를 붙이며 무리수를 두는 것을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인도네시아의 루후트 장관과 통화에서도 “전염병에 오명을 씌우거나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이는 비도덕적이고 불공평하며 국제 사회의 방역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스테프 블로크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통화에서는 “바이러스는 국경이 없고 전염병은 인류 공동의 적”이라며 “중국은 처음부터 공개적으로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제사회와 방제 정보를 공유했고 각국의 전염병 방제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벌어줬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코로나19 및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에서 자국 시스템이 미국 등 서방보다 낫다고 주장을 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물간 중국 붕괴론이 반중 세력의 터무니없는 희망 사항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면서 “중국은 위기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중국의 효과적인 코로나19 대응을 보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미국과 유럽 등 많은 국가가 확산을 지연시키지 못했다”며 “서방의 실패로 중국 등의 코로나19 통제 노력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타오 전 외환관리국 국제수지국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데 중국보다 나은 위치에 있지 않다”며 “중국 시스템은 위험하고 위급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재정지출을 위해서는 의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중국은 한 번의 회의에서 그보다 더한 것도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젠궈 전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은 세계 경제의 유일한 안정세력이며, 향후 전 세계 경제회복의 주 엔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영국이 대규모 감염 가능성을 인정하며 ‘집단 면역’을 거론하고 있지만, 중국은 며칠 만에 병원을 만들었고, 미국이 시장에 현금을 쏟아붓는 것과 달리 중국은 타깃을 정해 신중하게 재정·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중국이 서방에 비해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평론에서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에서 책임 있는 대국의 모습을 보였다”면서 “중국이 전염병과 싸우는 것은 중국 인민의 생명과 건강 뿐 아니라 전 세계 공중보건에도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