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문지윤(36)의 SNS에는 여전히 그의 체취가 한가득 묻어있다. 평소 그림 그리는 게 취미였던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차곡차곡 기록해놓았다.
문지윤은 수일에 한 차례씩 게시물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했다. 본인의 사진이나 방문한 곳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자주 게재됐다. 빈도가 잦은 건 예술 작품들이다. 특히나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걸 꽤나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일러스트 느낌의 감각적인 그림들이 눈에 띈다. 꽃이나 하트 무늬를 이용해 형이상학적인 형태를 구현했거나 자신의 성인 ‘문(Moon)’을 연상시키는 달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여럿 됐다. 여러 점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위트 넘치고 따뜻하다는 것이다.
생전 문지윤은 연기 외에도 미술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작은 규모로나마 개인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문지윤과 절친한 래퍼 후니훈은 SNS에 올린 추모글에서 “그곳에선 하고 싶은 연기 마음껏 펼치고, 감독도 하고, 미술감독도 하고, 네 머릿속에 있는 거 다 끄집어내서 웃고 즐기길 바랄게”라고 전했다.
문지윤은 전날 오후 8시56분쯤 급성 패혈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가족이엔티 측은 “인후염 증세가 심해져 16일 병원에 입원했다. 상태가 심각해져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19 검사도 받았으나 관련 이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빈소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0일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