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음달 1일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으로 취임한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 지주회사의 회장에까지 오르면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종지부를 찍었다. 한·일 양국 롯데에서 직책을 맡고 있지 않은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 주주로서 의결권만 행사한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이사회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선임됐다고 19일 밝혔다. 롯데홀딩스는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맡아왔으나 2017년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뒤 공석이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맡아왔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가 한국 롯데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주 회장은 자금 확보 명목으로 2017년부터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주식을 거의 보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본 롯데에서는 롯데홀딩스의 최대 지주인 광윤사의 최대 주주로서 의결권은 갖고 있다. 그렇지만 광윤사 지분율이 28.1% 정도에 불과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회장은 자신의 회사인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국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이번 롯데홀딩스 의사회 결정에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회장에 오르면서 한·일 롯데의 경영권 장악이 공식화돼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최대주주가 롯데홀딩스다. 롯데호텔 상장이 마무리되면 신동빈 회장을 정점에 두는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도 마무리된다.
롯데 관계자는 “한·일 롯데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양국 간 시너지 제고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일본 프로야구 구단 지바 마린스 구단주 대행에서 구단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바 마린스 구단주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맡아왔다가 지난 1월 별세 후 공석이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