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난간에 고의로 침 묻혀… 홍콩 헤지펀드 매니저의 일탈

입력 2020-03-19 16:42
헤지펀드 매니저가 홍콩 지하철 난간에 침을 묻히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한 40대 남성이 지하철 좌석 옆 난간에 다가선다. 손가락에 일부러 침을 묻힌 후 이를 난간에 바르는 데 이 영상은 순식간에 홍콩 전역으로 퍼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하철 난간에 고의로 침을 묻힌 홍콩 헤지펀드 매니저의 사례를 소개했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이 남성의 행위는 홍콩 소셜미디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남성의 신상도 아예 공개됐다. 헤지펀드인 ’솔리튜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엘 워너(43)씨다. 이 남성은 이 영상을 직접 메신저 왓츠앱에 올려 친구들과 공유했다.

영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 순식간에 조회 수 수만을 기록했다.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5명이나 발생한 홍콩에서 거센 비난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홍콩 누리꾼들로부터 그를 해고하거나 그를 홍콩에서 추방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워너는 곧 소셜미디어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는 “미국 군인이 중국 우한 지하철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을 듣고 이 영상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며 “가짜 뉴스가 얼마나 잘 퍼지는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난간에 침을 묻힌 게 아니고 이후 알코올로 난간을 소독했다고도 했다.

그의 해명에도 비난이 이어지자 홍콩지하철공사(MTR)은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MTR은 “워너의 행동은 지하철 내에서 혐오스러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금한 법규에 어긋난다”며 “공중위생을 철저히 무시한 이 행동을 묵과할 수 없어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하철 난간에 묻은 바이러스는 수 시간 생존할 수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