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개학 연기…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 탓

입력 2020-03-19 15:41
북한의 개학식.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북한이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의 개학을 늦추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초특급’ 방역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데 따라 혹시 모를 집단감염 사태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통일부는 19일 ‘북한의 교육제도 및 코로나19에 따른 방학 연장 동향’ 참고자료에서 북한이 방학을 연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해야 할 시기에 북한 매체들이 방학 연장 관련 보도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신문과 라디오 등을 통해 코로나19 차단을 목적으로 학생들의 방학을 연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학생들의 방학이 더 연기된 데 따라 각급 비상방역지휘부들과 교육기관, 동, 인민반, 가정들에서는 학생들이 필요 없이 류동(이동)하지 않도록 요구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도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감염증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학을 연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학년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북한에서 겨울방학은 12월 말부터 시작해 1월 말 또는 2월 중순에 끝난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4월 1일 전까지 학생들은 학교 행사에 참석하거나 시험을 치른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학생들의 방학을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혹시 모를 집단감염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우리처럼 학생들의 개학을 늦추고 있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신학기 개시일(4월 1일) 이후까지 겨울방학이 연장되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에서 28일 촬영,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코로나19 차단을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로 규정하고 방역에 모든 국가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초특급 방역을 당부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공공교통수단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방지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주민들은 버스나 지하철, 택시 등에 탑승하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