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코로나19 타격’ 67년 만에 인쇄 중단

입력 2020-03-19 15:29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창립자인 휴 헤프너가 마릴린 먼로를 표지 모델로 내세운 1953년의 창간호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953년부터 시작된 인쇄판 발행을 67년 만에 중단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벤 콘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언론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주 콘텐츠 제작과 공급망 혼란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 해왔던 논의를 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플레이보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무료 인터넷 성인물 범람과 디지털시대 인쇄매체 쇠락으로 오프라인 잡지 발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그 결과 2017년에는 월간지를 격월간지로 전환했고 2019년에는 계간으로 바뀌었다.

콘은 “이번 주 가판대에 깔리는 2020 봄호가 올해 미국 내 마지막 인쇄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보이는 온라인에서 정기적으로 발행될 것”이라며 “때때로 종이잡지 특별판이 발행될 수 있다.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 국외판 종이잡지를 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레이보이는 2017년 창업자인 휴 헤프너가 91세로 사망한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발행량이 꾸준히 줄었다. 최근에는 잡지 매출이 아니라 플레이보이 명칭과 토끼 모양 로고를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라이선스 사업에서 주요 수익을 얻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콘은 “인쇄판은 우리가 일을 시작한 방식이었고 항상 우리 존재의 일부였다. 지난 66년간 우리는 잡지 그 이상이 됐다”면서 “그러나 때때로 미래를 위해 과거를 흘러가게 내버려 둬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