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953년부터 시작된 인쇄판 발행을 67년 만에 중단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벤 콘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언론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주 콘텐츠 제작과 공급망 혼란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 해왔던 논의를 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플레이보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무료 인터넷 성인물 범람과 디지털시대 인쇄매체 쇠락으로 오프라인 잡지 발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그 결과 2017년에는 월간지를 격월간지로 전환했고 2019년에는 계간으로 바뀌었다.
콘은 “이번 주 가판대에 깔리는 2020 봄호가 올해 미국 내 마지막 인쇄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보이는 온라인에서 정기적으로 발행될 것”이라며 “때때로 종이잡지 특별판이 발행될 수 있다.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 국외판 종이잡지를 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레이보이는 2017년 창업자인 휴 헤프너가 91세로 사망한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발행량이 꾸준히 줄었다. 최근에는 잡지 매출이 아니라 플레이보이 명칭과 토끼 모양 로고를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라이선스 사업에서 주요 수익을 얻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콘은 “인쇄판은 우리가 일을 시작한 방식이었고 항상 우리 존재의 일부였다. 지난 66년간 우리는 잡지 그 이상이 됐다”면서 “그러나 때때로 미래를 위해 과거를 흘러가게 내버려 둬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