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제조업, 코로나 직격탄 우려”…중간재 수입의존도 큰 탓

입력 2020-03-19 15:12
우리나라 전체 수입 중 절반 가량이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여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도록 글로벌 공급망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수입협회는 19일 내놓은 ‘코로나19 등의 긴급상황 발생 시 수입지속계획 수립 및 실현을 위한 제언’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입구조는 중간재 수입 비중이 49.7%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료에 해당하는 1차 산품 23.2%, 소비재 13.7%, 자본재 13.0%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해 수입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출 제조업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수입이 막히면서 국내 상당수 자동차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수입이 막히면서 국내 상당수 자동차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한국의 수입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입 규모는 1056억달러로 전체의 21.3%에 해당한다. 특히 대중 수입의존도가 100%인 품목은 347개, 25억4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D램, 복합구조칩직접회로, 휴대용자동자료처리기계, 와이어링 세트, 플래시메모리, 철강 구조물과 부분품, 금속의 수산화물 등은 수입의존도가 80% 이상이거나 수입금액이 5억달러 이상인 품목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이처럼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연계된 품목의 수입 차질은 수출 등 산업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입업체의 경영지속을 위한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입 중단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큰 품목을 선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수입위험관리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위원회를 통해 특정 품목의 수입이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지 않은지 판단하고 국가와 기업 차원의 ‘수입지속계획’을 수립해 글로벌 공급망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와 같은 특정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당 품목의 수입지속계획에 따른 비상계획을 가동하고 수입위험관리체계를 통한 원활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