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불어닥친 태풍급 강풍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건물 지붕이나 외벽 자재가 뜯기고 대형 구조물이 추락하는 등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강풍 특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는 건물 간판이 떨어질 것 같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19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2분쯤 서구 심곡동 상가건물의 샌드위치 패널 지붕이 강풍에 날아갔다.
또 비슷한 시간 동구 송림동 빌라 건물에서는 외벽 자재 일부가 뜯겼다. 서구 마전동 건물 간판도 추락 위험이 있어 안전조치를 실시했다. 이같은 피해 신고는 이날 오전에만 10건이 들어왔다.
경기 지역에서도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연달아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오전에만 강풍으로 인한 3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강풍에 날아온 플라스틱 조각을 맞고 얼굴을 다친 40대 남성, 바람에 깨진 건물 유리창 파편에 다친 40대 여성, 쌓아둔 자재가 쓰러지면서 깔린 30대 남성 등이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 강풍 피해가 우려되는 시설물에 대한 안전조치는 16건 이뤄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장비 26대와 인력 85명을 동원해 안전조치를 마무리했다”며 “오후에도 강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그만큼 가용 가능한 장비와 인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시 수석동에서 상가 건물 위에 설치돼 있던 파이프 구조의 대형 선거 홍보용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구조물이 주차된 차들을 덮치면서 차량 8대가 부분적으로 파손됐다.
목격자는 연합뉴스에 “구조물이 떨어진 뒤 스파크가 튀고 불꽃이 일며 일대에 정전이 일어나 급히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번 강풍은 대기가 차가운 상태에서 지면이 먼저 따뜻해져 일어난 ‘대기 불안정’ 상태와 중국 북부 곳곳에서 발달한 소규모 저기압의 영향이 크다.
이 상태에서 북서쪽 찬 공기와 함께 중국 남부 쪽에서는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중국 북부에 있던 저기압이 북한 쪽으로 밀려나는 기압 배치가 만들어졌다. 중국 남부 쪽에서 남해상으로 지나는 이동성 고기압이 북한 쪽 저기압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끼면서 강풍이 불게 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