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물 II급 ‘담비’가 울산지역 마을 인근까지 내려와서 먹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는 지난 11일 7시 8~44분 사이 무인센서 카메라를 이용한 생태계 모니터링을 통해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 도로 법면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노란목도리담비’ 모습이 포착됐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울주군 범서읍 망성리 욱곡마을 농가 근처 소나무의 까마귀 둥지를 공격하기 위해 대낮에 노란목도리담비 3마리가 나타나, 주민 휴대전화에 찍히기도 했다.
이전까지 노란목도리담비는 지난해 5∼10월 울주군 상북면 가지산·오두산 일대 3곳과 치술령 국수봉 근처 산림 속 1곳에서 동국대 조사팀에 의해 관찰되거나, 신불산 간월재 정상 부근에서 환경영향평가 조사 카메라 등에 잡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전 국립생물자원관 야생동물팀장 한상훈 박사는 “잡식성인 담비가 먹이 경쟁이 일어나다 보니 민가 근처까지 내려오는 것 같다”면서 “정밀한 개체조사를 통해 안정된 서식공간을 확보하는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담비는 작고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호랑이에게도 덤비는 포식성 야생동물이다. 호랑이나 표범, 늑대가 사라진 우리나라에서 천적이 없는 담비는 사실상 숲의 상위 포식자 역할을 하고 있다.
몸집은 작아도 2마리 이상 무리를 이뤄 멧돼지, 고라니, 들고양이를 사냥하며 생태계 조절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식육목 족제비과 담비는 여러 종이 있지만 한반도에는 노란목도리담비만 서식한다. 몸통은 노랗고 얼굴, 다리, 꼬리는 검은 것이 특징이다. 꼬리는 굵고 긴 편이다. 나무 위에서 생활하다가 먹이를 찾을 때 땅으로 내려오는 습성을 보인다.
울산시 환경생태과 관계자는 “울산에서 태화강 수달에 이어 노란목도리담비의 서식까지 확인돼 생태계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