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휴가 아냐, 제발 집에 있으라” 말레이 총리의 호소

입력 2020-03-19 14:20
18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국가봉쇄 중에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딱 2주만 참으면 된다. 제발 그냥 집에 있으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봉쇄를 단행한 말레이시아에서 총리가 국민에게 일침을 가했다. 일부 시민이 식당에 모여 밥을 먹고, 고향에 가는 등 안이한 모습을 보이자 “휴가 가란 뜻이 아니다”라는 발언까지 했다.

19일 일간 더 스타 등에 따르면 무히딘 야신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2주 동안 제발 그냥 집에 있어 달라”며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아무 데도 가지 말아야 코로나19 확산을 피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무히딘 총리는 “고향에 가거나,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슈퍼마켓에서 쇼핑하거나,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관광지에서 휴가를 보내라고 이동제한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제발 그대로 있어 달라. 2주만 참으면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 EPA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정부는 1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2주 동안 모든 외국인의 입국 금지와 자국민 해외여행 금지 등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말레이시아 안에서 다른 주로 이동하는 것도 경찰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당국은 종교, 스포츠, 문화 활동을 포함한 단체 활동이나 모임을 전국적으로 금지했고, 필수서비스를 제외한 정부 기관과 개인 소유 사업장을 모두 폐쇄했다. 식당도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허용되고, 호텔들은 새로운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는 이동제한 조치 첫날 공원을 돌아다니거나 식당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 고향으로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 등이 보도됐다.

경찰은 이날부터 이동제한 조치 위반자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경찰서에는 이동 허가를 받으려는 인파로 붐볐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동제한 명령을 어기면 벌금 또는 최대 징역 2∼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무히딘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억제 조치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동제한 조치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