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환자 부검 결과, 폐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물론 폐섬유증과 광범위한 급성 폐포 손상을 동반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또 심혈관 조직에서도 코로나19와 연관성을 의심할만한 손상이 관찰됐다.
19일 국제학술지 ‘중국 병리학 저널’(Chinese journal of pathology) 최신호에서는 코로나19 확진 사망자 3명을 부검한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가족의 동의를 받아 사망 1시간 후 진행한 부검이다.
3명의 사망자는 남성 2명(63세·69세)과 여성 1명(79세)으로, 코로나19 감염 전에 당뇨병과 구강암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
코로나19 감염 후에는 기침, 콧물, 열, 피곤함 등 증상이 5∼10일간 있었고, 증상이 나타난 이후부터 17∼19일 사이에 사망했다. 치료 약물로는 스테로이드, 인터페론, 글로불린 등이 처방됐다.
부검 결과, 폐포의 상피세포와 폐대식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또 폐포에서는 염증 삼출액, 폐섬유화, 출혈 등 소견이 나왔다.
의료진은 면역기관인 비장의 경우 림프구 수가 감소해 있었으며, 일부가 괴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다만,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직접 검출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폐포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점으로 볼 때 바이러스가 폐를 침입한 후 전신적으로 침범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고 실제로 부검에서 심장과 주변 혈관 조직에 손상이 관찰됐다.
또한 부검을 실시한 의료진은 “(사망자들이 앓았던) 기저질환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심장은 물론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또한 의료진은 “여러 장기의 이런 손상에는 바이러스 자체의 직접적인 영향과 간접적인 염증 반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부검이 이뤄져야만 신종 감염병의 병태생리를 밝히고, 치료제 개발 등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방역당국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부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사망자에 대한 부검은 나오지 않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이 질병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검의 필요성이 있지만, 가족 동의 등을 구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