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턴베리도 결국 취소……세계적 음악 축제 덮친 코로나 한파

입력 2020-03-19 11:00
지난해 6월 열린 영국 음악 페스티벌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올해 50주년을 맞은 이 행사는 미국의 우드스톡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로 불린다. 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음악팬들이 학수고대하던 음악 페스티벌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일부 팝스타는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SNS를 통해 공연을 선보이는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이는 추세다.

영국의 음악 페스티벌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하 글래스턴베리) 주최 측은 코로나19 탓에 올해 행사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페스티벌 공동 설립자인 마이클 이비스와 딸 에밀리는 18일(현지시간) 페스티벌 취소 소식을 전하면서 “판매된 티켓은 내년에 사용할 수 있다. 전례 없는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취소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1970년 영국 서남부에 있는 서머싯주 필턴 지역에 살던 농장주 이비스가 자신의 농장에 텐트를 치고 공연을 열면서 시작된 글래스턴베리는 세계 최고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다. 매년 20만명 넘는 음악팬들이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영국에 모인다. 오는 6월 24~28일로 예정된 행사에는 폴 매카트니, 다이애나 로스, 테일러 스위트프, 두아 리파 등 내로라하는 팝스타가 대거 캐스팅된 상태였다.

다음 달 10~12일, 17~19일 열릴 예정이던 미국의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코첼라)은 10월로 연기됐다. 코첼라는 매년 25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형 페스티벌이다. 특히 올해 무대에는 한국 그룹 빅뱅의 컴백 무대가 예정돼 있어 관심을 모았었다. 주최 측은 “지역 보건당국의 명령에 따라 연기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에는 열리지 않는다. 이달 13~22일 열릴 예정이던 북미 지역 최대 콘텐츠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도 취소된 상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대거 참여하는 SXSW가 열리지 않는 건 34년 만에 처음이다.

팝스타들은 온라인을 통해 팬들을 만나는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 보컬인 크리스 마틴은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의 신청곡을 들려주는 가상 콘서트를 열어 화제가 됐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영블러드도 유튜브를 통해 ‘더 영블러드 쇼’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미국 가수 글로리아 게이너, 미국 밴드 더 킬러스의 보컬 브랜든 플라워스 등은 SNS에 자신들의 히트곡을 부르면서 손을 씻는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