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패혈증으로 유명을 달리한 배우 문지윤(36)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연예계 동료들은 황망해하고 있다. 잇달아 추모글을 올리며 고인을 애도하는 분위기다.
19일 배우 하재숙은 인스타그램에 “우리 지윤이 처음 방송 시작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누나 다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같이 소주잔 기울여주던 내 동생”이라며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안하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이어 “먼 시간 뒤에 다시 웃으면서 꼭 만나자”면서 “누나 시집간다고 직접 그려 선물해준 그림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렴. 누나가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 정말 이 말은 안 하고 싶은데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래퍼 후니훈도 SNS에 “그곳에선 하고 싶은 연기 마음껏 펼치고, 감독도 하고 미술감독도 하고 네 머릿속에 있는 거 다 끄집어내서 웃고 즐기길 바랄게”라며 “너와의 추억이 갑작스럽게 뇌리를 스치는 날이 될 줄은 몰랐어. 너무 가슴 아프고 슬프다. 지윤아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림 같이 그리자고 한 말, 같이 컬래버레이션하자고 한 말, 형이 그려놓을게. 이 말을 하고 싶었나봐. 잊지 않을게 지윤아. 보고 싶을 거야 지윤아. 이름 불러볼게 지윤아. 기억할게 사랑해. 미소가 예쁘고 따듯하고 순수한 배우이자 작가 문지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산호도 SNS에 짤막한 추모글을 게재했다. 문지윤의 사진과 함께 “편안한 곳에서 쉬어라 지윤아”라고 애도를 표했다. 핸드볼 선수 출신 최현호는 “지윤아 그곳에서 편하게 쉬도록 해. 거기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지내”라고 말했다.
변성현 감독은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추억했다. 변 감독은 “사탕 발린 말 따위는 못하는 사회생활 젬병에, 무뚝뚝하게 던져지는 일만 하는 네가 참 안쓰러웠고, 근데 또 그게 좋았다. 적어도 본인한테 안 부끄러운 사람이었거든. 문지윤은 참 약한 사람인 걸 알았어. 그래서 쓴소리도 했고 실망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약한 모습을 드러낼 줄 아는 용감한 사람이기도 했구나. ‘형 우리 언제 봐요’ ‘어, 나중에 시간 맞춰서 보자’ 후회스럽다. 미안해”라고 적었다.
이어 “어쩌면 너의 소망처럼 문지윤은 많은 사람들 기억 속에 남는 명배우는 아닐 수도 있어. 근데 널 아는 모든 이들에게 문지윤은 좋은 사람이었다고 확신한다”면서 “정직함, 정의로움, 따뜻함.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보다 훨씬 가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문지윤은 2002년 드라마 ‘로망스’(MBC)로 데뷔해 드라마 ‘쾌걸춘향’(KBS2) ‘일지매’(SBS) ‘선덕여왕’(MBC) ‘황금정원’(MBC), 영화 ‘나의 PS 파트너’ ‘생날선생’ ‘돌려차기’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 등에 출연했다. 동명 웹툰 원작의 드라마와 영화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상철 선배 역을 맡아 큰 호응을 얻었다.
문지윤은 전날 오후 8시56분쯤 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 가족이엔티는 “인후염 증세가 최근 심해져 16일 병원에 입원했다”며 “상태가 심각해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빈소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0일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