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묵는 호텔이면 매춘 여성들이 늘 대기하고 있었다. 여행업자들은 통행금지가 있는 것을 이용해 어떻게든 일본인 관광객들과 ‘안녕’양을 숙박으로 이어지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호텔도 숙박비에 그들의 몫을 함께 계산하는 방법 등으로 협조했다. 모르긴 해도 ‘안녕’양 개개인의 행위라기보다 그들을 봐주는 시스템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 무렵 한국은 외화가 필요한 때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이상한 형태의 매춘이 성행했다. 엔화와 원화의 환율 차이가 엄청났다.
그 때문에 일본 노동자라도 한국에 들어오면 고급 호텔에서 기생파티를 즐길 수 있을 만큼 한·일 양국 간 경제력의 차이가 났다. 물론 일본 제국주의 때문이었다. 나는 늘 이 사실이 부끄러웠다.
이런 병폐는 결국 일본에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기생파티 관광이나 동양의 예루살렘 순례를 마친 일본인 관광객은 귀국 후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는 ‘토산병(성병)’을 함께 가지고 들어와 가정붕괴를 낳기도 했다.
‘안녕’ 양이나 ‘코카콜라’ 양들이 제공한 토산병에 걸린 것이다. 사사기 16장에 잠복 중인 데릴라 양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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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전정희
저서로 ‘예수로 산 한국의 인물들’ ‘한국의 성읍교회’ ‘아름다운 교회길’(이상 홍성사), ‘아름다운 전원교회’(크리스토), ‘TV에 반하다’(그린비) 등이 있다. 공저로 ‘민족주의자의 죽음’(학민사), ‘일본의 힘 교육에서 나온다’(청한)가 있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