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남중국해 상공에서 전략폭격기·정찰기·공중급유기를 동원한 비행훈련을 펼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시점에서 남중국해 군사 갈등마저 악화되는 형국이다.
18일 홍콩 동망(東網)과 미 군용기 동향을 추적하는 에어크래프트 스팟(Aircraft Spots)에 따르면 다수의 미군기가 남중국해에 진입해 작전훈련을 전개했다. 미군기들은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해협을 지나 남중국해에 들어온 뒤 일시적으로 홍콩 부근 상공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어크래프트 스팟은 미 해군 EP3E 정찰기가 남중국해 상공을 뚫고 들어와 2만 피트 고공에서 중국 군사기지를 겨냥한 정보수집 임무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 두 대도 이날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해 남중국해로 날아왔고, 공중급유기들은 이들의 비행을 지원했다.
미국은 지난 15일 태평양함대 소속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준항모급 아메리카 강습상륙함을 동원해 남중국해 일대에서 대규모 기동훈련을 벌인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이지스 미사일 구축함 ‘매캠벨’이 남중국해 시사군도 부근 해역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감행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이 “시사군도 영해를 무단 침범했다”고 강력히 항의하며 맞섰다.
미·중은 남중국해를 놓고 수년간 갈등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발원지와 명칭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터라 작은 군사 갈등은 또 다른 충돌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