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연합 참여하자-절대 안 돼” 민생당 내부 갈등 폭발

입력 2020-03-18 21:23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앞줄 오른쪽부터 두 번째)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제12차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옛 바른미래당 계열 당직자 등이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하며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연합뉴스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민생당 지도부 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생당은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통합한 당이다. 바른미래당계인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기웃거리지 말라”고 하는 등 비례연합정당에 절대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평화당계인 박주현 공동대표는 “협상할 수 있다”고 맞섰다.

박 대표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절대로 연합정당에 가까이 가서는 안 된다는 말은 의원들의 뜻도, 최고위원들의 뜻도 아니다”라며 “우리 당이 민주당 등의 제안을 받은 만큼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협상할 수 있다. 참여 여부는 마지막에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워 선거대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관련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자신을 포함한 지도부 전체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앞서 대안신당계 장정숙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의총에서 하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범민주 개혁세력의 총선 승리를 위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론으로 추인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시 의총에 불참했다.

김 대표는 18일 오전 최고위에서 “정체성이 다른 세력과의 야합 도모는 사라져야 할 구태정치”라며 “국민을 우습게 알며 당을 ‘불법의 절벽’으로 몰고 가려는 분들은 이제 그만 당을 나가 달라”고 말했다. 이어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의는 안건으로 올릴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제11차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온 뒤 자리를 옮겨 홀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가 회의장을 나가자 박 대표는 긴급 최고위를 소집했다. 박 대표는 장 원내대표와 황인철·이관승 최고위원이 제안한 비례연합정당 참여 안건을 상정하고 본인을 포함한 4명의 찬성으로 가결을 선언했다. 박 대표는 “최고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회의를 열 수 있다”는 당헌을 들어 적법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계 당직자들과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김 대표는 성명을 내고 “전날 의총에서 나온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은 정강정책 위반이며, 의총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를 향해 “비례민주당(연합정당)에 40만 당원들을 팔아 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본심을 솔직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회의 주재권은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