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3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였지만, 공항에서 격리되지 않은 채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으로 이동한 이후 뒤늦게 확진판정을 받은 이 남성은 충남대병원에 이송됐다.
18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유럽 여행을 마치고 전날 정오쯤 인천공항에 입국한 A씨(31)가 같은 날 저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5일부터 약 40일에 걸쳐 프랑스·영국·스페인 등으로 다녀온 A씨는 입국 당시 발열이 나는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 검역소는 A씨의 검체를 채취했지만, 이후 ‘마스크를 쓰고 집에서 격리를 하라’며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규정대로라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가지 검역소에 격리돼야 한다.
A씨는 결국 오후 4시 30분발 버스를 타고 공항에서 대전으로 이동, 택시를 타고 유성구에 있는 누나의 집으로 갔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며 누나에게 미리 코로나19 검사 사실을 알리고 집을 비우도록 했다. 덕문에 밀접 접촉 가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A씨는 오후 늦게서야 충남대병원 음압병상에 이송됐다. A씨는 대전시가 아닌 인천공항 검역소 확진자로 분류됐다.
시는 인천공항 검역소의 조치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시 관계자는 “공항에서 선행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의심증상이 나타난 시민이 있다고 우리측에 연락했다면 구급차라도 보내 이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A씨와 같은 버스를 탄 승객을 비롯해 그가 이용한 택시 운전기사를 찾는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