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 미래한국당 공천갈등 봉합수순…비례 5명 교체 추진

입력 2020-03-18 17:50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 정당)이 18일 비례대표 후보 5명 이상의 순번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기존 공천안에 격노하며 자체 비례대표 공천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가까스로 공천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 일부를 바꿀 것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회의 후 “5명 이상 재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최고위에 앞선 최고위원 간담회에선 재검토 대상 8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일부 최고위원은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등 거친 말로 일부 후보를 비난했다. 법률사무소 공정의 김정현 변호사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지 1년도 채 안 됐으며 별다른 대표성을 갖추지 못했는데 5번을 받은 데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11번을 받았던 권애영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전남도당위원장은 취업 사기, 학력 위조,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다. 권 전 위원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교체 필요성이 거론됐다.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6번), 이영 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7번), 우원재 유튜브 채널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8번),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9번), 이경해 바이오그래핀 부사장(13번),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국장(14번) 등에 대해서도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뉴시스

미래한국당은 공관위 논의와 선거인단 투표 등을 거쳐 공천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당초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1명의 순번만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거세지는 부적격 여론에 떠밀린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와 한 대표 간 물밑 조율도 이뤄졌다. 미래한국당 한 최고위원은 “공 위원장이 미래와 젊음에 초점을 맞춰 공천을 했다고 했는데 생각을 많이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번 교체 대상은 공관위 회의를 거치면서 4명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추천된 46명(공천 40명, 순위계승 예비 6명)을 공개했다. 통합당 영입인재 25명 가운데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에 오른 사람은 6명뿐이었다. 이마저도 정선미 변호사(17번),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 관장(21번) 2명만 당선권에 걸쳐 있었다. 탈북민 출신 인권활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는 순위계승 예비후보 4번을 받았다.

김경택 김이현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