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 정당)이 18일 비례대표 후보 5명 이상의 순번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기존 공천안에 격노하며 자체 비례대표 공천 가능성까지 거론하자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가까스로 공천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 일부를 바꿀 것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회의 후 “5명 이상 재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최고위에 앞선 최고위원 간담회에선 재검토 대상 8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일부 최고위원은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왔다)” 등 거친 말로 일부 후보를 비난했다. 법률사무소 공정의 김정현 변호사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지 1년도 채 안 됐으며 별다른 대표성을 갖추지 못했는데 5번을 받은 데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11번을 받았던 권애영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전남도당위원장은 취업 사기, 학력 위조,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다. 권 전 위원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교체 필요성이 거론됐다.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6번), 이영 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7번), 우원재 유튜브 채널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8번),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9번), 이경해 바이오그래핀 부사장(13번),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국장(14번) 등에 대해서도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미래한국당은 공관위 논의와 선거인단 투표 등을 거쳐 공천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당초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1명의 순번만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거세지는 부적격 여론에 떠밀린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와 한 대표 간 물밑 조율도 이뤄졌다. 미래한국당 한 최고위원은 “공 위원장이 미래와 젊음에 초점을 맞춰 공천을 했다고 했는데 생각을 많이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번 교체 대상은 공관위 회의를 거치면서 4명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추천된 46명(공천 40명, 순위계승 예비 6명)을 공개했다. 통합당 영입인재 25명 가운데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에 오른 사람은 6명뿐이었다. 이마저도 정선미 변호사(17번),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 관장(21번) 2명만 당선권에 걸쳐 있었다. 탈북민 출신 인권활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는 순위계승 예비후보 4번을 받았다.
김경택 김이현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