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두고 “완전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가 상황이 심각해지자 “오래전부터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 느꼈다”고 말을 바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몇 주간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겼고 그에 대한 우려를 조롱하며 그 위험을 무신경하게 다뤄왔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것(코로나19)이 팬데믹이라고 불리기 오래전부터 그게 팬데믹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짚으며 백악관에서의 발언이 사실인지 비교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시기인 지난 1월 22일 팬데믹을 우려하는 지에 대한 CNBC기자의 질문에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코로나19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괜찮을 것이다”라고 일축했다.
지난달 10일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비즈니스 세션 행사에서는 “그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4월에는 사라질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말해서 열기가 이런 종류의 바이러스를 죽인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수와 관련해 “우리는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려갈 것이다. 상당히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다음 날 백악관 회의에서도 “코로나19는 사라질 것이다. 기적처럼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7일에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 브라질 대표단과의 만찬에서 코로나19가 워싱턴DC로 퍼질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가 올여름까지 지속하다가 갑자기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왜 현실적인 말투로 바뀌었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항상 코로나19를 매우 심각하게 봐왔다”며 과거 발언과 상충되는 말을 했다.
NYT는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코로나19를 충고하면서 그의 (말의) 역사를 고쳐 쓰려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을 꼬집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