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마스크 주총’ 차분히 마무리

입력 2020-03-18 16:42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정 좌석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12년만에 서초사옥이 아닌 외부장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가졌다. 액면분할 이후 약 1000명이 주총장을 방문해 혼란을 빚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약 400명의 주주만 자리해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가졌다. 이날 주총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장(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고동진 인터넷·모바일(IM) 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과 주주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반도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 산업 성장,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증대, 5G 통신망의 본격적인 확산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석 사장은 “코로나19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것 같다”며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이로 인한 생산 차질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더 프레임, 더 세리프 등 밀레니얼 세대 특성을 반영한 제품과 비스포크 냉장고, 그랑데AI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고동진 사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 위축이 예상되지만 5G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성장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지난해 폴더블폰에 시장이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시장 선도력과 기술 혁신으로 더욱 사랑 받는 갤럭시 브랜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주총장을 방문하는 주주를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지정좌석제 또한 최초로 시행됐다. 참석 주주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인근에 착석한 주주들에 신속하게 알리기 위함이다. 지난해 5석이었던 주주입장확인석도 17석으로 대폭 늘려 특정 시간에 주주들이 밀집돼 밀접 접촉이 발생하는 상황을 방지했다.

이날 참석한 주주들은 모두 비접촉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확인한 뒤 주총장에 입장했다. 주주들은 1500석 규모의 대형 전시장에 2석씩 띄어앉아 약 1.9m의 간격을 확보했다. 주총장에 입장한 주주들에는 마스크, 손세정제가 영업보고서와 함께 봉투에 담겨 전달됐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주총장 외부에는 건강확인소가 마련됐다. 강북삼성병원 소속 의사 3명과 간호사 7명이 전신방역복을 착용한 채 구급차 4대와 함께 대기했다. 이날 주총장에서 의심증상을 보여 입장이 제한된 주주는 없었다.

이날 안건이었던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주주들의 박수로 가결됐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