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밝힌 가운데 1년 연기를 주장하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내부의 목소리가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8일 조직위 집행위원들의 익명 인터뷰를 인용해 ‘조직위원의 고백, 7월24일 개막은 매우 어렵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집행위원들은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보면 7월 24일 개최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대안으로는 대체적으로 1년 연기를 주장했다. 또 2년 연기에 대해서는 “올해 올림픽을 목표로 한 선수들과 이번을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을 위해 2년 연기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조직위 이사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다만 최종 판단은 IOC 몫인만큼 이사회는 일본측 주장을 정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연기가 결정되더라도 일정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 7월 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후쿠오카에서, 8월에는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미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집행위원들은 냉전시대였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이 반쪽 대회로 치러진 사례도 언급했다. 모스크바올림픽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대회를 보이콧했다.
스포츠호치는 “모스크바올림픽의 대표 선수들은 결단식도 하지 못했다. 그 후 인생에서는 자신이 올림픽 대표 선수였다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 선수들이 많다”며 “선수는 올림픽을 바라보며 인생을 건다. 2년을 연기하면 이같은 경험을 하는 선수들이 또 생길 것”이라는 집행위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IOC는 17일 각 종목 국제경기연맹(IF)과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4개월 후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 개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스포츠호치는 “IOC 내부에서조차 현실적으로 정상 개최가 어렵다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