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범죄 가해자들, 새 메신저 옮겨 음란물 거래”

입력 2020-03-18 15:07 수정 2020-03-18 15:13

텔레그램에서 성착취 불법촬영물을 유통하던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들이 다른 온라인 메신저로 도피해 동종 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기반 무료 메신저 ‘디스코드’(DISCORD)의 한 서버(대화방)을 확인한 결과, 이용자 2000여명이 불법촬영물을 버젓이 공유·판매·구매했다고 18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이용자들은 아동·청소년 관련 음란물이나 스튜어디스 불법촬영물을 판매한다며 다른 이용자들을 유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이용자는 한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하면서 특정 전화번호를 올리고 다른 이용자들의 연락을 유도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마찬가지로 가해자가 피해 여성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불법촬영물 영상을 유포한 것이다.

이처럼 불법촬영물이 공유되는 디스코드 서버는 최소 수십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서버마다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만명이 포함돼 있다. 서버 이름은 주로 ‘○○ 야동방’ 등이다.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던 가해자들이 경찰 수사망을 피해 디스코드로 몰린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텔레그램의 한 대화방에서 “이제 디스코드로 가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텔레그램 N번방’ 관련 수사를 벌여온 경찰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엄정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디스코드를 비롯해 모든 관련 서버를 들여다보고 있다. 민원과 자체 인지 수사로 파악한 사건을 각 지방청에 분배해 수사 중”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7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핵심 피의자 A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텔레그램 N번방 계열 ‘박사방’의 운영자 ‘박사’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경찰은 나머지 피의자 3명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