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할아버지와 손녀, 요양시설 창문에 손 맞대고 눈물 흘린 사연은

입력 2020-03-18 13:32
이하 'cbsnews' SNS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요양시설 창문도 할아버지와 손녀의 따뜻한 사랑을 막지 못했다.

CBS, ABC10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창문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댄 할아버지와 손녀의 애틋한 사연을 보도했다.

손녀 칼리 보이드(22)는 지난 주말 약혼자에게 청혼을 받았다. 기쁜 소식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녀는 “약혼자를 2년 전 처음 만났던 해변에서 그가 나에게 청혼을 했다. 가족과 친구 모두에게 알렸지만 소식을 듣지 못한 딱 한 사람이 있었다. 할아버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어서 요양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그녀의 할아버지가 생활 중인 요양시설은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했다.

그러면서 칼리 보이드는 “할아버지 방에 전화기도 없어서 소식을 전할 방법이 없다”고 슬퍼했다.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한 요양시설 관계자들은 고민 끝에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창문 너머로 반지 낀 모습을 직접 보여주자”고 말했다.


손녀는 할아버지의 창문 앞에서 반지 낀 손을 보이며 밝게 웃었다.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지만 손녀에게 귀를 기울이고 손을 맞대는 등 손녀를 향한 사랑을 확실하게 표현했다.

손녀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코로나19로) 할아버지를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너무 슬펐다”며 “창문에 손을 올렸는데 할아버지의 손이 겹쳤다. 할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라며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할아버지가 꼭 봤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밝혔다.

한편 18일 오전 9시까지 미국 내 총 확진환자 수는 6233명이며 106명이 사망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