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도전 계속될 까… ‘아무튼 한 달’이 준 의미

입력 2020-03-18 13:15 수정 2020-03-18 13:16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틀을 깬 예능판 혁신으로 꼽혔다. 토크쇼 고유의 포맷을 과감히 버리고 그들이 선택한 건 ‘관찰 실험 예능’. 지속할 수 있는 습관 변화를 직접 겪으면서 알려주겠다고 했다. 부진이 지속하긴 했지만, 마니아층이 있어 포맷을 유지하면서 캐스팅에 신경 쓰면 명맥을 유지할 수는 있었다. 그곳엔 국민 MC 유재석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MC에서 플레이어가 돼야 하는 유재석도 마찬가지였다. KBS 장수 예능 ‘해피투게더4’의 도전이 의미 있었던 이유다.


‘해피투게더4’가 잠시 멈춰가기로 했다. 제작진은 “이달 28일 마지막 녹화를 끝으로 시즌을 종료한다”며 “어떤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지 기대해 달라”고 17일 전했다. ‘해피투게더4’는 목요일 밤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최근 진부하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변화를 꾀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컨셉으로 신년맞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30일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아무튼, 한 달’이다. 시즌4에서야 이뤄진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이었다.

프로젝트는 총 두 가지다. 첫 프로젝트는 ‘건강한 바디 디자인’이었다. 정준하, 전현무, 조세호, 홍현희가 생활 속 습관을 교정했다. 두 번째는 ‘공부’로 유재석, 홍진경, 조세호, 허정민이 토익시험에 응시하는 과정이다. 두 편 모두 ‘언제까지 무엇을 이뤄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고, 일상 속에 습관 변화 과정을 녹였다. 실생활에서 간단히 더할 수 있는 식사 전후 양치하기, 음식물 30번 씹기 같은 솔루션이었다.


도전은 출연진만의 몫이 아니었다. 이번 기획은 ‘해피투게더4’ 제작진의 도전이기도 했다. 2001년 첫 방송 이후 처음으로 토크쇼라는 정체성을 내려놓고 MC들을 플레이어로 내세웠다. 그만큼 실험이었고, 또 모험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담긴 의미만큼 큰 화제를 불러오진 못했다. 온라인상에 조세호의 다이어트 전후 모습이 회자되긴 했으나 프로그램 자체에 관심은 적었다. 첫 방송이었던 13일 시청률은 3.1%였다가 1%대까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시청률 문제가 기획 자체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칼럼에서 “이 프로젝트가 시청자에게 어떻게 다가갔는지 파악하기에 ‘미스터트롯’은 너무 강한 외부 변수”라며 “학습 콘텐츠의 장벽도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피투게더’의 모든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변화”라며 “실험이 조만간 또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곧 돌아올 제작진에게 남은 과제도 있다. 김 평론가는 “독창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제목부터 2017년부터 출판계에서 유명해진 ‘아무튼’ 시리즈가 연상됐다”며 “유재석도 ‘놀면 뭐하니?’의 수행 방식과 유사하다. 이미 예능 시청자에겐 새롭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