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문에 자신의 체취를 묻힌 사람의 정체는?

입력 2020-03-18 12:40 수정 2020-03-18 20:05
마스크를 착용한 신원불명의 한 청년이 17일 경기도 구리 교문동 A교회 난간을 문지르면서 이동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 교문동 A교회와 B교회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17일 교회 문과 계단 난간, 엘리베이터 등에 자신의 체취를 의도적으로 묻힌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교계는 비상이 걸렸다.

A교회 유모 목사는 18일 “CCTV를 확인해보니 마스크를 쓴 신원미상의 청년이 17일 오후 4시경 교회 2층 식당과 3층 예배당 문, 화장실 문, 엘리베이터, 난간에 자신의 손을 계속 문지르며 지나간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그는 1층 유리문을 나갈 때도 그냥 나가지 않고 손으로 문지르며 나갔다”고 했다.

유 목사는 “이 사람이 3층에서 CCTV가 없는 엘리베이터까지 탔는데, 내려가든지 올라가든지 해야 했는데 30초간 머물다 다시 나왔다”면서 “행동이 수상해서 옆 교회에 문의했더니 1분 가까이 있다가 나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검은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청년은 후드티에 얼굴을 가린 채 1분 35초 동안 두 손으로 A교회 시설을 의도적으로 만지면서 이동한다.

유 목사는 “경찰에 신고했는데,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청년의 소행이었다고 알려왔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소속은 아닌지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전체 건물의 소독을 마무리했으며, 지역 교회에 알려 주의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신원불명의 한 청년이 17일 경기도 구리 교문동 A교회 문을 만지고 있다.(왼쪽 아래)

현재 교회는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차단했으며, 성도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는 물론 마스크 사용, 발열 체크, 손 소독제 사용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유 목사는 “한국교회와 목회자를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된 신천지가 앞으로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면서 “전국교회는 주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신원이 불분명한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문손잡이 등 시설 소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