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증상 있는데 일찍 검사 안 받았다…’ 대구 한 요양원서 74명 확진

입력 2020-03-18 12:10 수정 2020-03-18 12:20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요양병원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해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를 마치고 한숨 돌린 대구에서 요양원·요양병원 집단감염 문제가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의 전수조사 결과 대구 한 요양병원에서 70여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고위험 집단 시설 조사 중 요양병원 5곳에서 87명 확진자를 확인했다.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74명, 북구 배성병원에서 7명, 수성구 수성요양병원에서 4명, 동구 진명실버홈에서 1명, 수성구 시지노인병원에서 1명이 나왔다.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한사랑요양병원은 지난 16일 간호과장이 처음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과장은 스스로 증상을 느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간호과장 확진 후 전수 조사에서 확진자를 다수 확인했다. 간호사 등 종사자 17명, 환자 57명이다. 이 병원에는 모두 71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있고 입원환자는 117명이다. 이 병원은 코호트 격리(동일집단격리) 조치됐다.

감염은 훨씬 전에 있었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종사자 17명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이들은 3~7일 전에 증상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의료 종사자의 경우 증상이 있을 경우 바로 보건소 등에 알리고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13일부터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으며 현재 30% 정도 진행된 상황이다. 전수조사는 사회복지시설 330곳, 요양병원 67곳 등 397곳과 종사자 1만2943명, 생활인 및 환자 2만685명 등 3만3628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당분간 고위험 집단시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지만 이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선제적으로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