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한산해졌다. 액면분할 후 처음으로 이뤄져 혼잡했던 지난해 주주총회에는 약 1000명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와 전자투표제 도입에 약 400명이 참석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18일 오전 수원시 영통 수원컨벤션센터 3층에서 제51회 정기주주총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주주들은 2층에서 손 소독제를 바른 뒤 비접촉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확인한 후에 주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전자투표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이뤄졌다. 참석 주주 중 코로나19 증상이 확인되는 상황을 대비해 지정좌석제도 시행했다. 유증상자가 발생할 경우 인근에 착석했던 주주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 주주간 2석씩 띄어 앉도록 안내해 주주간 간격을 최대화 했다.
그 외 지난해 5석이었던 주주확인석도 17석으로 대폭 늘렸다. 주주들의 입장이 몰리는 시간에도 주주 확인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이날 주총장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주주들은 보기 어려웠다.
의심 증상을 보이는 주주들을 진료하기 위한 건강확인소도 주총장 외부에 마련됐다. 강북삼성병원 소속의 의사 3명과 간호사 7명이 전신방역복을 착용한 채 구급차 4대와 함께 대기했다. 이날 주총장에서 의심증상을 보여 입장이 제한된 주주는 없었다.
주총장에 입장한 주주들에게는 마스크, 손세정제가 영업보고서와 함께 봉투에 담겨 전달됐다. 주주가 된 지 2년쯤 됐다는 A씨(32)씨는 이날 처음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A씨는 “전자투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어떻게 주주총회가 진행되는지 궁금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식을 매입해 올해가 첫 주주총회 참석이라는 B씨(20대)도 “올해가 첫 권리행사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나왔다”고 했다.
주주총회 중에는 항의 발언을 하는 주주들도 등장했다.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주주는 “300일이 되어가는 기간동안 강남역 철탑 위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삼성의 글로벌 경영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