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비판한 진중권, “경찰 아니라 도둑이라 숨기는 거잖아”

입력 2020-03-18 10:3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좌)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우)가 1월 JTBC 신년토론에 출연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방송 영상 캡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더불어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론을 비판했다.

전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 이사장의 도둑과 경찰차 비유를 겨냥해 “참 멍청한 질문이다. 경찰차가 아니라 도둑차니까 숨기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전날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기왕 (비례연합정당을) 만드는 건데 뭘 쭈뼛쭈뼛하느냐”라며 “도둑질하는 것도 아니고 도둑을 잡으러 가는 것이다. 경찰차가 출동하는 건데 왜 숨겨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의당은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고, 민생당의 합류도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이고, 민중당은 통진당 후예라서 안 되고, 녹색당은 트랜스젠더 비례후보를 내서 안 된다”며 “결국 남은 것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급조된 페이퍼 정당들뿐이다. 정당정치를 코미디로 만들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비례위성정당 프로젝트, 이미 파탄이 났다”며 “민주당 이름으로 비례 내고 정도(正道)를 걸어라. 그 짓을 굳이 해야겠다면 차라리 그냥 까놓고 ‘예, 우리도 도둑놈입니다’라고 선언하고 혼자 따로 만들어라. 그럼 위선적이지나 않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17일 오후 국회 민주당 사무총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당, 평화인권당 비례연합 플랫폼 '시민을 위하여' 참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례연합정당을 놓고는 민주당과 정의당도 신경전을 벌였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본소득당 등 원외 정당과 비례 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한 뒤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희는 이념 문제라든가 성 소수자 문제라든가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과의 연합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소수 정당이라고 해서 극우 정당, 극좌 정당 이런 데를 같이 하자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강민진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성소수자 문제와 같이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키는 정당과는 연합할 수 없다는 발언은 소수자 차별 발언이자, 비례연합당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라면서 “결국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구상은 민주당 입맛에 맞는 소수정당만 골라서 줄세우기 하려는 의도였느냐”고 비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