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할머니에게 손소독제를 뿌리는 흑인 남성의 영상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많은 한국 네티즌이 흑인 남성에게 항의했으나, 남성은 오히려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한 흑인 남성의 인스타그램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 남성은 손소독제를 든 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할머니의 뒤를 쫓아갔다. 할머니가 손사래를 치며 도망쳤지만, 남성은 기어코 손소독제를 뿌렸다. 이어 재밌다는 듯이 웃는 남성의 목소리가 영상을 타고 흘러나왔다.
영상에는 할머니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남성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이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두 볼 수 있는 상태로 공개해뒀다. 이를 곧 한국 네티즌들이 발견했고, “명백한 인종차별이다”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남성은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외려 항의하는 한국 네티즌을 겨냥해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인스타그램 스토리(24시간 내에 자동삭제되는 기능)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 네티즌의 댓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 영상이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남성의 게시물에 미국 마이애미 해변이 태그돼 있었다. 게시물이 올라온 것은 사흘 전으로, 남성은 아직까지 영상을 삭제하지 않았다.
영상 속 할머니의 손녀가 한국어로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손녀는 “여러 번 영상 삭제를 요청했는데 계정을 차단당했다”며 “비난을 듣고도 정신 못 차리라고, 스토리에 ‘동양인들 까분다’는 내용까지 있어 바로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상이 내려갈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에서 이 동영상 신고 버튼을 많이 눌러 달라”고 요청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