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조달러 부양책 편다, 다우지수 1000p 급반등

입력 2020-03-18 10:26
(뉴욕 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장내 TV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백악관 기자회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뉴욕증시가 17일(현지시간) 급반등에 성공했다. 연방정부와 중앙은행이 잇따라 조치를 쏟아내면서 힘겹게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앞서 마감한 유럽증시도 2~3%대 올랐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48.86포인트(5.20%) 급등한 2만1237.38에 거래를 마쳤다. 반등폭은 10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전날 3000포인트에 달했던 낙폭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3.06포인트(6.00%) 오른 2529.19에, 나스닥지수는 430.19포인트(6.23%) 상승한 7334.78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 재정·통화 당국의 진화 정책이 먹혀든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우리는 크게 가겠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경기부양책 규모가 8500억달러, 최대 1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온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어음(CP)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CP매입기구(CPFF)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CPFF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체의 CP를 사들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된 장치다. 현금 확보가 다급한 기업체를 지원한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대체로 2%대 반등에 성공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79% 상승한 5294.90으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25% 오른 8939.10으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 역시 2.84% 상승한 3991.78을 기록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조차 2.23% 오른 1만5314.77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각국 수반의 정책적 조치가 효과를 본 것이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하는 3300억 파운드(약 496조원) 규모의 정부 보증 대출 계획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저녁 방송된 대국민 담화에서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최대 3000억 유로(약 411조원) 규모의 은행 대출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