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미온적 대책을 내놓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인 데는 이 한마디가 있었다.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이 작성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움직이게 했다.
1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 주말 닐 퍼거슨 교수 주도로 작성된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진의 보고서 초안이 백악관에 전달됐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외식과 쇼핑 10인 이상의 모임 등을 피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1주일 전부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와 공유된 상태였다. 정부와 개인의 노력이 없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로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보고서에는 담겼다. 보고서는 일터와 학교, 사회적 모임를 금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 초안은 지난 주말 백악관에 전달되고 나서 월요일인 16일 열린 백악관 TF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 국민을 상대로 10명 이상의 모임을 피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놨던 50명 기준보다 강화한 발표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는 재택근무와 쇼핑·외식 금지 등을 권고하는 강화된 수준의 생활수칙이 다수 포함됐다. 데비 벅스 백악관 TF 조정관도 강화된 조치의 배경에 “영국에서 개발된 모델로부터 얻은 새 정보”를 언급했다.
NYT는 "미국인에게 활동을 대폭 제한하라는 새 연방정부 차원의 권고가 이 보고서에 바탕을 뒀다"고 평가했다. CNN도 "영국 전염병학자들의 불길한 보고서로 미국과 영국의 코로나19 대응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