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발언에…뉴욕시장 “책임질 사람이 누군데”

입력 2020-03-17 19:0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중국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은 항공업계와 같은 산업을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한 직후 해당 트윗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코로나19를 ‘외국 바이러스’ ‘중국 바이러스’라고 한 지지자의 발언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NBC뉴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도부를 포함해 관료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와 중국을 연상 짓게 하는 부적절한 언급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 트위터 캡처

실제로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트위터에 “트럼프 당신이 섬겨야 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이미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통령이 그 편견에 기름을 끼얹으면 되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질 사람을 찾는다면 가짜 구글 사이트나 얘기하고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 검진 장비를 약속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꼬집었다.

NBC뉴스에 따르면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개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인종주의적 접근을 비판하는 반면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한 인종에 모욕적인 언사를 지속해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의 해당 발언에 강력히 항의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일부 정객이 코로나19와 중국의 연관성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 오명을 씌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이런 행위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사회도 명확히 감염병에 특정 국가와 지역을 연관 짓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즉시 이 같은 잘못을 바로잡길 촉구한다”면서 “또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질책을 즉시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외교부 책임자 간 공개 설전을 벌이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