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외출·면회 금지되자… 브라질 죄수 1000여명 탈옥

입력 2020-03-18 04:00

브라질에서 1000여명의 죄수가 집단으로 탈옥했다. 탈옥수들은 브라질 교정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정책에 반발해 탈옥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랴 데 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은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의 4개 교도소에서 최소 1000명의 수감자가 탈옥했다고 보도했다. 어떤 경위로 탈옥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죄수들이 대규모 탈옥을 감행한 것은 코로나19 전염 예방을 위한 브라질 교정 당국의 외출 및 면회 제한 조치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브라질은 수감자가 외출 과정에서 감염될 것을 우려, 교도소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브라질 교도소는 죄수의 원활한 사회 재정착을 돕기 위해 석방 전 짧은 기간 동안 외출을 허가해왔다.

브라질에서 집단 탈옥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는 브라질 북부 아크리주 히우브랑쿠 교도소에서 범죄 조직원 27명이 감옥 내부에서 터널을 뚫고 달아났다. 2016년에는 지르디노폴리스 교도소에서는 수감자 500여명이 과밀 수용에 불만을 품고 폭동을 벌인 뒤 탈옥하기도 했다.

이번 탈옥 사건으로 브라질 내에서는 열악한 교정 환경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교도소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폭력적인 범죄자들이 극단적으로 밀집된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방미 일정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검사를 받았다. 그 후 대통령 수행단의 일부 인사는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전염병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국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동금지령 발동을 검토 중이며, 과테말라는 영공을 폐쇄하고 나섰다. 중남미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7일 기준 1000명에 육박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