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뚫리는 군부대에…정경두 “수뇌부부터 통렬 반성하자”

입력 2020-03-17 17:18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긴급 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최근 제주 해군기지 등 군 부대에 민간인이 무단 침입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기강을 다잡는 차원이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서욱 육군·심승섭 해군·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한 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여기 모인 군 수뇌부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가운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북한 소형 목선 상황 발생 후 다시는 경계태세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국민들께 약속드렸음에도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계 작전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보완하고 작전 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 장관은 장병들과 군무원들에게 지휘 서신도 서달했다. 정 장관은 “이번 일들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더 이상 물러설 여지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작전기강과 현행 경계 작전 태세를 확립하여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지휘 서신을 통해 ‘기지 및 주둔지에 설치된 감시장비 등 제반 경계작전 시설·장비 점검 및 보완’, ‘경계 작전 병력 운영의 최적화·효율화’, ‘주기적인 상황보고 및 초동조치 체계 점검 및 훈련’, ‘장병 대상 정신적 대비태세 확립’ 등을 주문했다. 그는 “군사적 안보위협과 비군사적 안보위협이 공존하고 있는 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장병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이 긴급회의까지 소집하며 직접 나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보안 문제까지 터진 것을 그만큼 심각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군 장병들의 사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와 예하 방공진지에 16일 합참 전비검열실 요원 4명을 투입해 침입 사건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6명을 추가로 파견했다. 이들은 현재 경계 작전 및 실태에 대한 현장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수방사 검열단 10여 명도 해당 방공진지 및 상급 부대인 방공대대에서 사건 조사 중이다. 진해 해군기지에는 전날부터 해군본부 감찰실장 등 5명이 파견돼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