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중국 우한의 경험에서 배워라” 미국에 훈수

입력 2020-03-17 16:44
인적이 끊긴 뉴욕 증권거래소 주변.UPI연합뉴스

중국 매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중국의 대응에서 배워야 할 때”라고 미국에 훈수를 두고 나섰다.

최근 “코로나19 발원지가 미국일 수 있다”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에 전염병 발병국 떠넘기기를 해온 중국이 이제는 자국의 전염병 퇴치 성과를 미국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 “미국 정부가 값비싼 대가를 치른 중국 우한의 경험을 무시하기로 해 미국 과학자들이 좌절감을 표출하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서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훙웨이 중국 인민대 행정정책과 교수는 미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할 충분한 자원과 첨단 기술, 긴급 대응 시스템도 갖추고 있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과 지식 부족 탓에 대응을 늦게 해 전염병을 예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국은 정치 시스템이 달라 미국이 우리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엄격한 격리 조치나 박물관과 체육관을 임시병원으로 전환해 많은 환자를 수용한 것은 미국이 본받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의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5만 명에서 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천시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미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기회가 일주일 정도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은 지난 15일 CNN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일시적인 전국적 폐쇄를 지지할 것”이라며 “미국 국민들은 전염병 통제 노력에 따라 생활이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 중앙정부의 단호한 조치를 지방 정부 차원에서 잘 실행한 것이 코로나19와 효과적인 싸움을 한 요인이었다”며 “미국도 연방정부와 각 주가 분열을 피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많은 비정부기구와 교회들이 공동체에 사람들을 동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들을 통해 주민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처리하고, 집집마다 방문해 예방 조치에 대한 인식과 대응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