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반드시 마스크 쓰라”…평양 정교회 성당서 ‘마스크 미사’

입력 2020-03-17 16:43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사에 참여한 신도들의 모습.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는 가운데 평양의 정교회 성당에서도 ‘마스크 미사’가 진행됐다. 공식 확진자 수를 공개하지 않은 북한 당국도 코로나19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16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날 평양의 러시아정교회당인 정백사원(성삼위일체성당)에서 열린 미사 사진 3장을 게시했다. 사진 속 신부는 마스크를 낀 채 미사를 봤고,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로 보이는 신도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러시아대사관은 “모든 위생조치를 취한 채 예배가 진행됐다”며 “검역을 다 받은 신부들과 모든 성도들은 마스크를 끼고 예배를 봤으며 예식도 위생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대사관은 북한 당국이 외부에 나갈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붐비는 장소를 피하고 대중교통은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전달했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쓴 신부가 미사를 보고 있다.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러시아대사관은 예배를 마친 뒤 신부가 세르기이 러시아 정교회 동남아 대교구 교구장의 서신을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세르기이 대주교는 서신에서 인류가 직면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모든 신자들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러시아 대사관은 밝혔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8월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 정교회 전통 성화인 이콘을 선물 받고, 평양에 정교회 성당을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9월 조선정교위원회가 창설됐다. 평양 첫 러시아정교회 교회당인 정백사원은 2006년 완공됐다.

마스크를 쓰고 미사에 참여한 신도들의 모습.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