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손준우 교수 연구팀, 차세대 반도체용 소재 저온 합성법 개발

입력 2020-03-17 16:27 수정 2020-03-17 17:58
차세대 반도체용 소재의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한 포스텍 손준우 교수 연수팀. 왼쪽부터 윤다섭, 박윤규, 손준우 교수, 조민국. 삼성전자 제공

차세대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고유전 물질을 낮은 온도에서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 대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손준우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윤규 박사과정생, 교신저자: 손준우 교수)은 500℃ 이상의 고온에서만 합성할 수 있었던 높은 결정성의 ‘루틸 TiO₂’를 낮은 온도(50~150℃)에서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16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루틸 TiO₂는 고성능 DRAM, 3D 모노리식(monolithic) 반도체 등 차세대 디바이스용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고유전 물질이다. 유전률이 높으면 작은 전압에도 많은 양의 전하를 저장할 수 있다. 즉 적은 전력으로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장점에도 그동안 루틸 TiO₂는 합성 과정에서 난이도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500℃ 이상의 고온에서만 안정적으로 합성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존 기술로 저온에서 루틸 TiO₂를 만들 경우 내부 구조에 산소가 있어야 할 자리에 산소가 없는 결함이 발생하기 쉬웠다.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았지만, 수율이 낮아서 상용화하기 어렵다.

손준우 교수팀이 찾아낸 방법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산소 이온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 산소 결함이 거의 없는 균일한 품질의 루틸 TiO₂를 얻을 수 있다. 손준우 교수팀은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손준우 교수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산화물 이종접합 연구를 진행하던 중 이런 현상을 우연히 발견했다”며, “열 대신 계면에서의 이온 이동을 통해서도 산화물의 결정화가 가능함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2017년 9월부터 수행됐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연구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1조5천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61개 과제에 7189억원의 연구비를 집행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