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 의사들의 당부 “마스크 꼭 써야 한다”

입력 2020-03-17 13:23
지난 12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코로나19를 둘러싼 가짜뉴스도 쏟아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우한에서 방역 활동에 나섰던 의료진이 쓴 책이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제목은 ‘코로나19 예방‧통제 핸드북’(나무옆의자). 지난 1월 말 중국에서 공개된 이 책의 전자책은 조회수가 5000만뷰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종이책은 우한에 대한 통제가 풀리면 중국 전역에 유통될 예정이다. 북미 지역에도 이미 영어판이 출간됐으며 독일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도 판권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코로나19 예방‧통제 핸드북’은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 책임교수인 저우왕을 필두로 이 지역 감염병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한국어판 감수는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맡았다. 책에는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방법, 공중위생 수칙, 전염병 관련 상식 등 코로나19를 둘러싼 궁금증 90개가 질의응답 형태로 정리돼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마스크 무용론이 퍼지고 있지만 이들은 “마스크는 꼭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대중과 함께 성벽을 쌓에 재난과 싸운다면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분명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다음은 ‘코로나19 예방‧통제 핸드북’에서 눈여겨볼 만한 내용만 간추려서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코로나19는 어떻게 발병할까.
“주로 비말(飛沫‧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 형태)을 통해 감염된다. 잠복기는 보통 3~7일이다. 최단 잠복기는 1일이고 최장 잠복기는 15일이지만 잠복기가 24일에 달한 사례도 보고돼 있다.”

-어떤 사람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나.
“인간은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지 못했다. 면역력이 비교적 약한 사람들(노인 임산부 등)은 병의 진행이 더 빨랐고 중증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은 ‘감염 기회’에 따라 결정된다. 면역력이 강하다고 감염 위험성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아동의 경우 감염 기회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감염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예방 수칙은 무엇인가.
“주로 비말과 접촉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올바른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에도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는 직접적인 비말 감염을 피할 수 있다. 마스크를 쓰면 바이러스가 체내로 바로 침투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마스크를 선택하는 기준과 올바른 착용법이 있다면.
“보호 기능이 우수한 순서로 나열하면 N95 마스크, 의료용 외과 마스크, 일반 마스크, 면 마스크 순이다. 마스크 착용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벗을 때도 마찬가지다.”

-마스크 효과는 얼마나 지속되나.
“N95 마스크만 놓고 보면, 착용 시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마스크 보호 효율과 착용 시간을 연구한 결과 2일간 착용해도 95% 이상 차단 효과를 유지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N95 마스크의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눈에 띄게 더럽혀지거나 손상되지 않는 한 계속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 중에 코로나19 유증상자가 있다면?
“유증상자를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격리하고 거리는 최소 2m를 유지해야 한다. 환자를 돌볼 때는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마스크는 버려야 한다. 환자가 머무는 공간을 수시로 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화관에서 지켜야 할 코로나19 예방수칙은 뭔가.
“우선 영화관 등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 방문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방문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 등으로 입과 코를 완전히 막는다. 사용한 휴지 등은 별도로 준비한 비닐봉지에 넣어 밀폐한 뒤 버려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탄다면?
“가급적 엘리베이터 탑승도 최소화해야 한다. 혹시라도 동승자가 재채기를 하면 반드시 옷으로 코와 입을 막는 게 좋다. 이후 즉시 옷을 갈아입고 얼굴과 손을 씻어야 한다.”

-‘무증상 감염자’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병원체에 감염됐지만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감염자다. 유증상 감염자와 마찬가지로 전염력이 있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유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