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엘살바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항공기 탑승 여부를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는 가운데 국가 간 신경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멕시코에서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로 오는 아비앙카항공 비행기에 코로나19 확진자 12명이 탔다. 이 항공기는 엘살바도르에 들어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여객기도 엘살바도르 영토에 착륙할 수 없다. 운항 중인 항공기는 항로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멕시코 당국은 매우 무책임하다. 환자들은 격리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부켈레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시점은 항공기가 이륙하기 직전이었다. 그는 확진자가 실제로 항공기에 탑승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아비앙카 항공사는 트위터에 “멕시코-엘살바도르 노선인 AV431편은 운항이 취소됐다. 탑승도 이뤄지지 않았고 승객들도 모두 공지를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멕시코는 부켈레 대통령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이 트위터에 “산살바도르로 가는 모든 항공 운항이 중단됐기 때문에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언급한 아비앙카 항공편은 취소됐다”고 반박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어 부켈레 대통령을 향해 “언급한 코로나19 12건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확진을 받았다는 것인지 알려줄 수 있느냐. 그것이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에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11일 일찌감치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멕시코에서는 현재까지 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