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사기지에 민간인이 수차례 무단침범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정 장관은 군 기강해이에 대해 질타하고 참모들에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17일 “오늘 오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재로 긴급 지휘관회의가 열린다”며 “육군 수방사 예하 방공진지 등에서 민간인 무단침입 상황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발생 원인을 진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에는 박한기 합참의장, 서욱 육군·심승섭 해군·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한다.
정 장관을 비롯한 군 지도부는 최근 제주와 진해 해군기지,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에 민간인이 잇달아 무단 침입하면서 불거진 군의 경계태세 문제점 보완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려운 상황에 여러 부분에서 많은 지원을 하면서 국민들께 희망과 또 힘이 되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사안과 같은 것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이번 상황의 엄중함에 대해서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수도권에 있는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예하 중대급 방공진지에 50대 민간인이 침입했다. 산나물을 캐러 산에 오른 이 민간인은 술에 취한 상태로 진지 울타리 아래 땅을 파서 들어갔으나, 해당 진지에서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1시간여 만에 붙잡았다.
지난 7일에는 민간인 2명이 제주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절단하고 무단 침입했다. 물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CCTV(폐쇄회로)로 구성된 능동형 감시체계의 핵심기능이 성능 저하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고 5분대기조는 침입 후 2시간 만에 늑장 출동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