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호종 흑두루미, 서산 천수만에 4800마리 몰렸다

입력 2020-03-17 10:38
충남 서산 천수만 지역에서 관측된 국제보호종 흑두루미. 서산시 제공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천수만에 국제보호종이자 천연기념물·멸종위기야생동식물인 흑두루미 4800여마리가 몰려 눈길을 끌고 있다.

서산버드랜드사업소는 3월 이후 천수만에서 최대 4800마리의 흑두루미가 관측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 세계 흑두루미 1만9000여 마리의 25% 수준이며, 그동안 천수만에서 확인된 중에서도 최대인 수치다.

흑두루미는 현재 전남 순천만 지역에 약 4000마리 이상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북상하는 이달 하순까지 천수만에서 흑두루미가 꾸준하게 관측될 전망이다.

흑두루미는 충남 서산시 고북면 사기리 지역을 중심으로 천수만 A지구 전역에 걸쳐 분포 중이다. 북상에 필요한 에너지 축적을 위해 먹이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서산버드랜드는 이번에 확인된 개체 대부분이 일본 이즈미 지역에서 월동한 개체가 북상 중 잠시 머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무논조성을 통한 잠자리·먹이제공으로 흑두루미의 안정적인 휴식을 돕고 있다.

서산버드랜드사업소 관계자는 “천수만에서는 작년에 최대 4000마리의 흑두루미가 확인됐다”며 “천수만이 흑두루미 이동경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흑두루미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I에 등록된 국제적 보호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28호 및 멸종위기야생동식물 II급으로 지정된 겨울철새다.

서산=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