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도 코로나19 통제 못해”…CNN “심각성 첫 인정”

입력 2020-03-17 09:31 수정 2020-03-17 09:56
트럼프 “훌륭하게 대처할 경우 7·8월에 끝날 것”
“(코로나19) 그보다 더 길어질 있어” 우려
“미국, 경제침체 향하고 있을지 모른다” 걱정도
트럼프 “10명 이상 모이지 마라” “식당 가지 마라”
폴리티코 “트럼프가 과거 하지 않았던 것” 꼬집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과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이것(코로나19)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이 있다”면서 “이것(코로나19)은 진짜 나쁜 것(bad one)”이라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심각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미국에 큰 피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입장에서 크게 물러난 스탠스를 취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가 정말 훌륭하게 대처를 할 경우”라는 전제하에 “7월이나 8월 (코로나19가)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경제가 계속 타격을 받고 있어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멈춰진다면 미국 경제는 엄청난 급등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점에서 미 전국 차원의 통행금지나 봉쇄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는 특정 지역에 대해선 봉쇄 가능성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한 측면에선 훌륭한 일(good job)을 해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한국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다른 측면에서는 처음에 엄청난 문제가, 한국은 엄청난 문제와 많은 사망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브리핑에서 ‘미국을 위한 대통령의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직접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엔 ‘(코로나19) 확산을 더디게 만들 15일’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미국인들에게 “10명 이상 모이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 “경미한 증상이 있더라도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말고 집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이어 “바와 식당, 푸트 코트를 피하고, 포장이나 배달 주문을 이용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곤 “가능한 한 여행과 쇼핑을 위한 외출도 피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손을 자주 씻고 얼굴을 만지지 말고 기침을 할 경우에는 화장지를 대거나 팔로 입을 가리라”는 생활지침도 전했다. 그러나 이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을 마친 뒤 “모든 미국인이 앞으로 15일 동안 따를 새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미국인들에게 식품과 생필품의 사재기를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이미 나왔던 조치들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 하지 않았던 것들”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코로나 대응에 “10점 만점을 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어 13살 난 아들이 ‘코로라19가 얼마나 나쁜 것이냐’고 물어 “나쁘다. 나빠”라고 말해줬다는 일화를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