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펜 독서] 신복룡 역주 ‘한말 외국인의 기록’(4)

입력 2020-03-17 09:16 수정 2020-03-17 09:17
헐버트는 미국에 있으면서도 한국을 잊지 못해 1909년 한국을 일시 방문했으나 긴급한 집안 사정으로 귀국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한국의 몇몇 유지들은 그가 이 민족을 위해 노력했던 옛일을 고맙게 여겨 그의 한국 방문을 주선하게 됐다.

이와 같은 유지의 뜻을 결실을 보아 헐버트는 1949년 7월 29일 이승만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배편으로 인천에 도착 입경했다.

헐버트 선교사의 저술 '대동기년'(1903) 증보판. 조선말기 편찬된 편년체 조선사로 헐버트 선교사가 증보 작업에 관여했다. 때문에 한말 조선사를 엿볼 수 있다. 문경새재박물관 소장.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슬픔도 잊을 겸 그가 그토록 그리던 제2의 고향에 도착했으나 이미 86세의 고령인 그가 오랜 선편 여행으로 극도로 쇠약해 있었다.

헐버트는 즉시 청량리 위생병원에 입원했으나 간호의 보람도 없이 8월 5일 오후 1시 영면했다.



그가 입경한 후로 계속 병원에만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그 자신만 알고 있던 더 많은 이면사가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영면하자 그를 아끼던 이승만 박사와 몇몇 유지들은 장례식을 사회장으로 거행하고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는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그의 소망대로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안장했다.

그의 저서로는 ‘대한제국멸망사’ 외에 ‘한국사’ ‘한국어와 드라비다어 비교연구’ ‘대동기년’ ‘사민필지’ 등이 있으며 ‘코리아 리뷰’에 많은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집문당 刊 ‘대한제국멸망사’ 역주자 초판 서문 중)

역주자 신복룡 선생
충북 괴산 출신으로 신실한 신앙인이다. 건국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일생을 건국대에서 정치 사학을 가르쳤다.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교수, 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 건국대 석좌교수 역임.
저서로 ‘한말개화사상연구’ ‘전봉준평전’ ‘한국정치사상사’ ‘이방인이 본 조선다시읽기’ 등 11권과 ‘한말외국인기록’(전 23권) ‘묵시록의 4기사’ 등 수십 권이 있다.

<계속>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