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이 올해 열릴 예정이던 유로2020 대회를 1년 미루는 대신 유럽 각 리그와 구단에 약 4158억원에 이르는 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16일(현지시간) UEFA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회를 2021년 6월로 미뤘을 때 들어갈 비용을 2억7500만 영국 파운드(약 4157억8000만원)로 계산했다며 이를 17일 열릴 UEFA 긴급 화상회의에 안건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축구계의 각국 정규 리그 일정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지만 이들은 대부분 올 시즌 리그 자체를 무효화하거나 완전 중단하기보다 5월이나 6월 중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6월12일 개최예정이던 유로2020 대회 연기가 불가피하다. 중계권료 등 수많은 계약이 얽힌 유로2020 대회 연기를 위해서는 그만큼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UEFA 측이 화상 1차 회의에서 의제를 설명하면 유럽클럽협회(ECA), 유럽리그연합(EL) 등 대표가 UEFA 대표와 함께 세부사항을 논의한다. 이 회의에는 세계축구선수조합(FIFPro) 대표도 참석한다. 1차 회의가 끝난 뒤 이어지는 2차 회의에서는 UEFA와 55개 회원국 축구협회 대표들이 회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남은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에파컵 대회 일정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논의된다. 유로2020이 내년으로 연기될 경우 내년에 잉글랜드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던 여자축구 유로피언챔피언십 대회 일정을 어떻게 바꿀지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은 아무리 대회를 미루는 등 일정을 조정해도 코로나19를 둘러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쓸데없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디애슬레틱은 “취재에 응한 많은 관계자들은 17일 UEFA 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놓든지 현재의 보건 위기가 초래할 결과가 회의 결정을 무력화시킬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