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조차 금지한 이란… 하루에만 129명 사망

입력 2020-03-17 10:07
(서울=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에서 전국 병원장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이란 보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129명 늘어 853명이 됐다고 16일(현지시간) 정오 집계했다. 일일 사망자 증가 폭으로는 지금까지 가장 크다. 이란에서는 하루 신규 사망자 수가 10일부터 일주일째 증가세다.

사망자가 하루 100명 이상 증가하면서 치명률도 세계 평균보다 2%포인트 정도 높은 5.7%가 됐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053명 많은 1만4991명이라고 보건부는 발표했다. 이로써 이란에서는 닷새 연속 하루에 1천명 이상 확진자가 늘어났다.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중국,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누적 완치자는 4996명(완치율 33%)으로 전날보다 406명 증가했다. 이란의 완치율은 한국(14%)보다 월등히 높다. 보건부는 지금까지 8000만 인구 가운데 1000만명의 건강 상태를 보건소와 온라인을 통해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헌법기관인 국가지도자운영회의의 아야톨라 하셈 밧하이 골파예거니 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국가지도자운영회의는 직선제로 선출된 고위 이슬람법학자(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되는 조직으로 최고지도자 유고 시 선임권과 해임권을 행사한다. 앞서 이달 2일 헌법 기관인 국정조정위원회의 위원 모하마드 미르-모하마디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 중 숨졌다.

아랍에미리트(UAE. 확진자 98명)도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비롯한 모든 종교시설에서 16일부터 4주간 집단 예배를 중단했다. UAE 보건부는 "지금까지 12만5000명이 감염 검사를 받아 인구 100만명당 검사수(1만3천건)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라고 밝혔다.

16일 현재 중동 12개 국가와 팔레스타인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1만6천751명으로 한 주 만에 2.2배로 증가했다. 중동 각국은 지난달 19일 이란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처음 보고되자 신속히 국경을 차단하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지만 이란을 다녀온 자국민과 이들에 의한 2차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면서 감염이 증가세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