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제로금리도 안 먹혔다…뉴욕증시 ‘서킷브레이커’ 또 발동

입력 2020-03-17 05:34
연합뉴스

2008년 금융위기 때 꺼냈던 ‘제로금리’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 파격적인 조치에 나섰지만 미국의 뉴욕증시는 개장하자마자 폭락해 또다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다.

현지시각으로 16일 오전 9시30분 뉴욕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전 개장일인 13일 종가에 비해 220.55포인트인 8.14% 하락한 2490.47을 기록했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2,250.46인 9.71% 폭락으로 출발했다.

S&P500 지수가 7%이상 급락하자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는 지난주 두 차례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지난 9일과 12일에 이어 2거래일만이기도 하다.

이후 오전 9시5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장보다 2232.71포인트(9.63%) 폭락한 20952.91에 거래됐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263.39포인트(9.72%) 추락한 2447.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56.57포인트(9.61%) 폭락한 7118.31에 거래됐다. 특히 S&P500 지수가 거래 재개 직후 한때 11% 이상으로 낙폭을 키우는 등 시장은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에도 코로나19 공포감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시장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연준은 일요일인 15일 예정에도 없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을 거쳐 연준 기눈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무려 1.00%포인트 파격 인하했다.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정책도 재개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성명을 통해 달러의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준과 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캐나다중앙은행, 스위스 중앙은행이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수준의 처방을 쏟아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9.74% 폭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거래일에 비해 6%가량,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9% 안팎, 독일 DAX30 지수 역시 7% 넘게 떨어졌다. 국제유가도 추락했다.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9.9% 추락한 28.59달러에, 브렌트유는 12.26% 폭락한 29.70달러에 움직였다. 일각에선 주요국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례 없는 돈 풀기에 나섰지만, 약발은커녕 투자자들에게 경고음만 울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