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도 ‘은혜의 강’ 다녔다” 서울 곳곳에도 번졌다

입력 2020-03-17 00:15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내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서울까지 번지고 있다. 16일 총 6명의 서울 거주자가 확진됐는데, 모두 이 교회 신도이거나 예배에 참석했던 인물, 혹은 그들의 가족이다.

서울 노원구는 이날 하계 2동 공동주택에 사는 57세 여성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지난 8일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나흘 후부터 의심증상을 보여왔다. 이에 15일 관련 검사를 진행했고 이날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노원구 16번째 환자다. 현재 이 여성의 남편과 두 아들은 자가격리 조치된 상태다. 검체 채취 후 검사를 진행했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추가로 확인된 5명의 또 다른 접촉자 역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독립문극동아파트에 사는 48세 여성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은혜의 강 교회 신도다. 여성의 아들인 21세 남성 역시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아, 두 모자는 서대문구 7·8번 환자가 됐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서도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가 등장했다. 41세 여성으로 지난 8일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후 13일부터 인후통과 약간의 추위를 느꼈고, 15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았다. 이 여성은 서울 송파구민이지만 성남시에서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경기도 발생 환자로 집계됐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이 서울 강동구에서 활동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신도들이다.

이 중에는 강동소방서 직원인 60세 남성도 포함돼 있다. 그는 전국 소방서 직원 가운데 7번째 코로나19 확진자다. 대구 이외 지역 소방관으로는 첫 확진 사례이기도 하다. 강동구는 이 직원의 확진 소식을 성남시로부터 통보받고 주요 근무지인 강동소방서 별관 2층과 구내식당, 체력단련실을 임시로 폐쇄했다.

나머지 한 명인 44세 확진자는 지난 7일과 11일 강동구 천호동 강변그대가아파트에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강동구는 이 환자와 접촉한 가족 등을 자가격리시키고 검체를 채취했다.

앞서 은혜의 강 교회에서는 담임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발생한 관련 확진자는 48명이다. 교회 건물 특성상 일부 출입문과 인근 주택가가 연결돼 있어 이웃 주민 사이에서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인근 주민들은 교회 측이 집단감염이 이뤄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에서도 예배 등 단체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20여명의 신도가 꾸준히 드나들며 예배와 식사를 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또 교회 측에서 소독을 하겠다며 신도들 입에 소금물을 뿌린 행위 등도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같은 분무기를 이용해 여러 사람 입에 소금물을 뿌리는 것은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