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실이 드러난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 김모 목사가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과했다.
김 목사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사회, 교회에 누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주일 낮 예배만 남긴 상태에서 행사를 줄여가고 있었는데, 어쨌든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담임 목사이니 책임과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래서 목회를 더 할 수 있겠나. 사태가 정리되면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김 목사는 15일 아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이다. 그는 그전까지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았으나 신도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검사에 응했고, 양성으로 확인됐다. 김 목사의 아내 역시 감기 증세 때문에 약을 사 먹은 뒤 호전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확진됐다.
은혜의 강 교회에서는 김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에는 신도 40명과 접촉주민 1명의 감염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성남시가 이 교회 신도 135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직 29명에 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8명에 대해서는 재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교회 일부 출입문과 인근 주택가가 연결돼 있어 확진자가 이웃 주민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교회 측이 집단감염이 이뤄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에서도 단체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말 종교 집회 자제와 연기를 요청한 이후인 지난 1일과 8일에도 예배를 강행해 주민과 마찰을 빚었다는 것이다. 또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20여명의 신도가 드나들어 예배와 식사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교회 측에서 소독을 하겠다며 신도들 입에 소금물을 뿌리는 등의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꼽힐 수 있는 행동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이날 “교회 내부 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1일과 8일 교회 측이 예배당 입구에서 사람들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것을 확인했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